JOURNAL
May 3, 2023

자연의 물감, 식물 이름을 빌린 색채들

정원의 첫인상을 결정짓는 가장 강력한 요소는 식물의 색채입니다. 단순히 아름다운 꽃의 색을 넘어, 계절에 따라 변하는 은은한 수근초의 색감과 잎의 질감 배합은 공간의 깊이를 바꿉니다.

소박한 삶의 결을 담아낸 20가지 정원의 빛깔들

정원을 가꾸는 일은 시간에 따라 변하는 거대한 캔버스를 돌보는 일과 같습니다. 인공적인 화학 염료가 흉내 낼 수 없는, 오직 자연만이 품고 있는 생명력 있는 색상들.

정원에서 만난 몇 가지 식물의 이름을 딴 색상들을 소개합니다.

1. 세이지 그린 (Sage Green)

달빛을 머금은 듯한 은은한 회록색의 세이지 그린은 잎 표면의 미세한 솜털 때문에 빛에 따라 회색과 초록을 오가는 오묘한 빛깔을 냅니다. 정원가의 눈에 이 색은 단순한 초록이 아닌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는 치유의 색이며, 화이트나 우드 톤의 가구와 매치했을 때 집안에서도 정원의 고요함을 그대로 느끼게 해줍니다.

2. 올리브 그린 (Olive Green)

지중해의 마른 바람과 단단한 햇살을 견뎌낸 올리브 그린은 노란빛이 감도는 깊은 초록으로 대지의 정취를 가장 우아하게 담아낸 색조입니다. 오랜 세월을 버텨온 고목의 기둥처럼 들뜨지 않는 묵직한 안정감을 주어 소박한 리넨 커튼이나 거칠게 마감된 도자기 화분에 머물 때 그 진가가 드러납니다.

3. 모스 그린 (Moss Green)

햇빛이 잘 닿지 않는 정원 그늘진 구석에서 오랜 세월을 견딘 바위와 고목의 표면을 덮은 이끼를 닮은 모스 그린은 대지의 수분을 머금은 가장 조용하고도 강인한 초록입니다. 화려하게 시선을 사로잡지는 않지만 정원의 베이스가 되어 다른 꽃들을 묵묵히 받쳐주듯, 날것의 콘크리트나 철제 오브제와 만났을 때 가공되지 않은 자연 고유의 미학을 느끼게 합니다.

4. 민트 (Mint)

발길에 닿을 때마다 청량한 향을 뿜어내는 민트의 맑은 초록은 백색의 깨끗함과 초록의 생기가 반씩 섞인 빛깔로 아침 햇살이 부서지는 주방 패브릭에 더없이 잘 어울립니다. 과장되지 않은 날것의 청량함은 공간에 은은한 생동감을 불어넣습니다.

5. 유칼립투스 (Eucalyptus)

푸른빛과 은빛이 서늘하게 감도는 유칼립투스는 청록의 이국적인 결이 느껴지는 색조로, 모던하고 절제된 공간에 정적인 세련미를 더하고 싶을 때 조용히 제 자리를 찾아갑니다. 빛바랜 은청색의 잎사귀는 시선을 편안하게 붙잡아두는 매력이 있습니다.

6. 머스타드 옐로우 (Mustard Yellow)

가을의 깊이를 담은 머스타드 옐로우는 한여름의 눈부신 태양 같은 노란색이 아니라 대지의 갈색을 한 방울 머금어 묵직하고 따스한 온기를 품은 색입니다. 정원에 머스타드 빛깔의 꽃이 피어날 때면 비로소 계절의 깊이를 실감하게 되는데, 킨포크 스타일의 식탁 위 도자기 접시나 매트에 이 색이 쓰인다면 음식을 한층 풍요롭고 성숙하게 만들어 줍니다.

7. 마리골드 (Marigold)

한여름의 뼛속까지 스며드는 강렬한 에너지를 온몸으로 받아내며 피어나는 마리골드의 짙은 주황빛은 대지의 영양분과 태양의 빛을 가장 정직하게 축적한 색조입니다. 가을로 넘어가는 길목의 정원에서 등불처럼 주변을 환하게 밝히듯 삶의 에너지가 조금 가라앉았을 때 무심하게 꽂아둔 화병 하나만으로도 공간에 생동감을 불어넣습니다.

8. 샤프란 (Saffron)

샤프란 꽃의 암술에서 얻어지는 귀하고 신비로운 노란빛은 붉은 기가 은은하게 도는 고풍스러운 무드를 자아내며 패브릭의 포인트 컬러로 쓸 때 독특한 존재감을 가집니다. 자연이 허락한 가장 극적인 색채 중 하나로 정적이고 단조로운 방 안의 공기를 단숨에 바꾸어 놓습니다.

9. 진저 (Ginger)

흙 속에서 단단하게 자란 생강의 알싸하고 따스한 베이지빛 갈색을 닮은 진저는 가공되지 않은 흙 본연의 색에 가까워 가을과 겨울의 리넨이나 홈웨어 소재로 더없이 포근하게 몸을 감싸 안아줍니다. 시간의 흐름을 고스란히 담아낸 듯 마음에 편안한 온도를 전하는 색입니다.

10. 테라코타 (Terracotta)

'구운 흙'이라는 어원처럼 정원가에게 가장 친숙한 토분의 색이자 대지의 원초적인 빛깔인 테라코타는 잘 익은 살구와 마른 황토가 섞인 듯한 인위적이지 않은 순수한 질감을 대변합니다. 식물의 초록을 가장 눈부시게 받쳐주는 최고의 배경이 되어주기에 식탁 위 핸드메이드 세라믹 식기나 테라스의 작은 소품으로 들여놓는 것만으로도 공간의 분위기가 한층 정겹고 따스해집니다.

11. 플럼 (Plum)

여름 끝자락의 햇볕을 가득 머금고 무르익은 자두의 깊은 검보랏빛인 플럼은 차가운 보라와 달리 붉은 기가 감돌아 성숙하고 묵직한 온기를 품고 있습니다. 이 깊이 있는 시각적 쉼표는 거실의 쿠션이나 침대 베딩에 내려앉아 공간의 톤을 한층 아늑하게 정돈해 줍니다.

12. 시나몬 (Cinnamon)

계수나무 껍질에서 말려 나온 시나몬은 붉은 기가 감도는 이국적인 브라운으로 공간 전체를 아늑하게 감싸 안으며 커피 한 잔이 어울리는 소박한 나무 테이블의 결을 떠올리게 합니다. 코끝을 스치는 알싸한 향기처럼 일상의 감각을 부드럽게 깨우는 매력이 있습니다.

13. 체스트넛 (Chestnut)

가을 햇살에 껍질이 탁 하고 벌어진 밤알의 매끄럽고 깊은 밤색을 닮은 체스트넛은 유행을 타지 않는 클래식한 브라운으로, 시간이 흐를수록 멋이 우러나는 고재 가구의 빛깔처럼 공간의 중심을 든든하게 잡아줍니다.

14. 라벤더 (Lavender)

보랏빛 안개처럼 대지를 뒤덮는 향기로운 라벤더의 보라는 차가운 블루와 따뜻한 레드가 가장 완벽한 비율로 섞인 색입니다. 정원에 피어난 라벤더는 바람이 불 때마다 빛바랜 듯한 서정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며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넘어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영혼의 휴식을 주는 힘이 있어 창가의 커튼이나 리넨 패브릭에 잘 어울립니다.

15. 인디고 (Indigo)

쪽풀에서 시리게 우려낸 인디고는 깊은 바다와 밤하늘을 닮은 천연의 푸른색으로, 손으로 직접 염색한 리넨처럼 자연스러운 얼룩과 깊이감이 매력적이며 어지러운 마음을 가만히 가라앉혀 줍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부드럽게 바래가는 정직한 빛깔입니다.

16. 아이ريس (Iris)

봄날 정원 한편에 당당하게 피어나는 붓꽃의 푸른빛이 도는 보라색인 아이리스는 신비롭고 고고한 결을 지니고 있어 무채색 위주의 단순하고 미니멀한 공간에 우아한 감도를 더하는 포인트가 됩니다.

17. 피치 블라썸 (Peach Blossom)

시린 겨울을 버텨낸 나뭇가지 끝에서 수줍게 터져 나오는 복숭아 꽃잎의 살구 장밋빛인 피치 블라썸은 투명한 리넨을 투과하는 아침 햇살처럼 공간 전체에 온화하고 포근한 공기를 채워줍니다. 봄의 첫 숨결을 닮아 설레는 감정을 가만히 불러일으킵니다.

18. 로즈우드 (Rosewood)

장미 향이 나는 나무의 단면에서 볼 수 있는 로즈우드는 붉은빛과 장미색이 부드럽게 감도는 갈색으로, 고급스러우면서도 소박함을 잃지 않는 결을 지녀 차분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가구나 오브제에 제격입니다.

19. 자스민 화이트 (Jasmine White)

밤이 되면 은은한 향을 퍼뜨리는 자스민 꽃잎의 투명하고 부드러운 미색인 자스민 화이트는 차가운 인공 화이트가 아닌 볏짚이나 우드와 부드럽게 섞이는, 자연을 닮은 가장 따뜻한 백색입니다. 매일 보아도 질리지 않는 소박한 그릇의 결을 닮았습니다.

20. 에델바이스 (Edelweiss)

고산지대의 추위를 견디기 위해 하얀 솜털로 뒤덮인 에델바이스 잎의 은빛이 도는 화이트는 잿빛이 감도는 차분한 톤으로 킨포크 특유의 미니멀하면서도 빈티지한 무드를 극대화해 줍니다. 비워진 공간에 깊이를 더하는 정적인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식물의 색은 스스로를 뽐내기 위함이 아닌 그저 살아내기 위해 피워낸 생명의 정직한 흔적이며, 그렇기에 오랜 시간 곁에 두고 바라보아도 눈이 피로하지 않고 우리의 일상을 매 순간 다채롭고 평온하게 빛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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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문동, 산수국

이 기사에 나온 식물

Blog Post V2

JOURNAL
July 21, 2026

자연의 물감, 식물 이름을 빌린 색채들

정원의 첫인상을 결정짓는 가장 강력한 요소는 식물의 색채입니다. 단순히 아름다운 꽃의 색을 넘어, 계절에 따라 변하는 은은한 수근초의 색감과 잎의 질감 배합은 공간의 깊이를 바꿉니다.

John Carter
by 
John Carter

소박한 삶의 결을 담아낸 20가지 정원의 빛깔들

정원을 가꾸는 일은 시간에 따라 변하는 거대한 캔버스를 돌보는 일과 같습니다. 인공적인 화학 염료가 흉내 낼 수 없는, 오직 자연만이 품고 있는 생명력 있는 색상들.

정원에서 만난 몇 가지 식물의 이름을 딴 색상들을 소개합니다.

1. 세이지 그린 (Sage Green)

달빛을 머금은 듯한 은은한 회록색의 세이지 그린은 잎 표면의 미세한 솜털 때문에 빛에 따라 회색과 초록을 오가는 오묘한 빛깔을 냅니다. 정원가의 눈에 이 색은 단순한 초록이 아닌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는 치유의 색이며, 화이트나 우드 톤의 가구와 매치했을 때 집안에서도 정원의 고요함을 그대로 느끼게 해줍니다.

2. 올리브 그린 (Olive Green)

지중해의 마른 바람과 단단한 햇살을 견뎌낸 올리브 그린은 노란빛이 감도는 깊은 초록으로 대지의 정취를 가장 우아하게 담아낸 색조입니다. 오랜 세월을 버텨온 고목의 기둥처럼 들뜨지 않는 묵직한 안정감을 주어 소박한 리넨 커튼이나 거칠게 마감된 도자기 화분에 머물 때 그 진가가 드러납니다.

3. 모스 그린 (Moss Green)

햇빛이 잘 닿지 않는 정원 그늘진 구석에서 오랜 세월을 견딘 바위와 고목의 표면을 덮은 이끼를 닮은 모스 그린은 대지의 수분을 머금은 가장 조용하고도 강인한 초록입니다. 화려하게 시선을 사로잡지는 않지만 정원의 베이스가 되어 다른 꽃들을 묵묵히 받쳐주듯, 날것의 콘크리트나 철제 오브제와 만났을 때 가공되지 않은 자연 고유의 미학을 느끼게 합니다.

4. 민트 (Mint)

발길에 닿을 때마다 청량한 향을 뿜어내는 민트의 맑은 초록은 백색의 깨끗함과 초록의 생기가 반씩 섞인 빛깔로 아침 햇살이 부서지는 주방 패브릭에 더없이 잘 어울립니다. 과장되지 않은 날것의 청량함은 공간에 은은한 생동감을 불어넣습니다.

5. 유칼립투스 (Eucalyptus)

푸른빛과 은빛이 서늘하게 감도는 유칼립투스는 청록의 이국적인 결이 느껴지는 색조로, 모던하고 절제된 공간에 정적인 세련미를 더하고 싶을 때 조용히 제 자리를 찾아갑니다. 빛바랜 은청색의 잎사귀는 시선을 편안하게 붙잡아두는 매력이 있습니다.

6. 머스타드 옐로우 (Mustard Yellow)

가을의 깊이를 담은 머스타드 옐로우는 한여름의 눈부신 태양 같은 노란색이 아니라 대지의 갈색을 한 방울 머금어 묵직하고 따스한 온기를 품은 색입니다. 정원에 머스타드 빛깔의 꽃이 피어날 때면 비로소 계절의 깊이를 실감하게 되는데, 킨포크 스타일의 식탁 위 도자기 접시나 매트에 이 색이 쓰인다면 음식을 한층 풍요롭고 성숙하게 만들어 줍니다.

7. 마리골드 (Marigold)

한여름의 뼛속까지 스며드는 강렬한 에너지를 온몸으로 받아내며 피어나는 마리골드의 짙은 주황빛은 대지의 영양분과 태양의 빛을 가장 정직하게 축적한 색조입니다. 가을로 넘어가는 길목의 정원에서 등불처럼 주변을 환하게 밝히듯 삶의 에너지가 조금 가라앉았을 때 무심하게 꽂아둔 화병 하나만으로도 공간에 생동감을 불어넣습니다.

8. 샤프란 (Saffron)

샤프란 꽃의 암술에서 얻어지는 귀하고 신비로운 노란빛은 붉은 기가 은은하게 도는 고풍스러운 무드를 자아내며 패브릭의 포인트 컬러로 쓸 때 독특한 존재감을 가집니다. 자연이 허락한 가장 극적인 색채 중 하나로 정적이고 단조로운 방 안의 공기를 단숨에 바꾸어 놓습니다.

9. 진저 (Ginger)

흙 속에서 단단하게 자란 생강의 알싸하고 따스한 베이지빛 갈색을 닮은 진저는 가공되지 않은 흙 본연의 색에 가까워 가을과 겨울의 리넨이나 홈웨어 소재로 더없이 포근하게 몸을 감싸 안아줍니다. 시간의 흐름을 고스란히 담아낸 듯 마음에 편안한 온도를 전하는 색입니다.

10. 테라코타 (Terracotta)

'구운 흙'이라는 어원처럼 정원가에게 가장 친숙한 토분의 색이자 대지의 원초적인 빛깔인 테라코타는 잘 익은 살구와 마른 황토가 섞인 듯한 인위적이지 않은 순수한 질감을 대변합니다. 식물의 초록을 가장 눈부시게 받쳐주는 최고의 배경이 되어주기에 식탁 위 핸드메이드 세라믹 식기나 테라스의 작은 소품으로 들여놓는 것만으로도 공간의 분위기가 한층 정겹고 따스해집니다.

11. 플럼 (Plum)

여름 끝자락의 햇볕을 가득 머금고 무르익은 자두의 깊은 검보랏빛인 플럼은 차가운 보라와 달리 붉은 기가 감돌아 성숙하고 묵직한 온기를 품고 있습니다. 이 깊이 있는 시각적 쉼표는 거실의 쿠션이나 침대 베딩에 내려앉아 공간의 톤을 한층 아늑하게 정돈해 줍니다.

12. 시나몬 (Cinnamon)

계수나무 껍질에서 말려 나온 시나몬은 붉은 기가 감도는 이국적인 브라운으로 공간 전체를 아늑하게 감싸 안으며 커피 한 잔이 어울리는 소박한 나무 테이블의 결을 떠올리게 합니다. 코끝을 스치는 알싸한 향기처럼 일상의 감각을 부드럽게 깨우는 매력이 있습니다.

13. 체스트넛 (Chestnut)

가을 햇살에 껍질이 탁 하고 벌어진 밤알의 매끄럽고 깊은 밤색을 닮은 체스트넛은 유행을 타지 않는 클래식한 브라운으로, 시간이 흐를수록 멋이 우러나는 고재 가구의 빛깔처럼 공간의 중심을 든든하게 잡아줍니다.

14. 라벤더 (Lavender)

보랏빛 안개처럼 대지를 뒤덮는 향기로운 라벤더의 보라는 차가운 블루와 따뜻한 레드가 가장 완벽한 비율로 섞인 색입니다. 정원에 피어난 라벤더는 바람이 불 때마다 빛바랜 듯한 서정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며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넘어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영혼의 휴식을 주는 힘이 있어 창가의 커튼이나 리넨 패브릭에 잘 어울립니다.

15. 인디고 (Indigo)

쪽풀에서 시리게 우려낸 인디고는 깊은 바다와 밤하늘을 닮은 천연의 푸른색으로, 손으로 직접 염색한 리넨처럼 자연스러운 얼룩과 깊이감이 매력적이며 어지러운 마음을 가만히 가라앉혀 줍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부드럽게 바래가는 정직한 빛깔입니다.

16. 아이ريس (Iris)

봄날 정원 한편에 당당하게 피어나는 붓꽃의 푸른빛이 도는 보라색인 아이리스는 신비롭고 고고한 결을 지니고 있어 무채색 위주의 단순하고 미니멀한 공간에 우아한 감도를 더하는 포인트가 됩니다.

17. 피치 블라썸 (Peach Blossom)

시린 겨울을 버텨낸 나뭇가지 끝에서 수줍게 터져 나오는 복숭아 꽃잎의 살구 장밋빛인 피치 블라썸은 투명한 리넨을 투과하는 아침 햇살처럼 공간 전체에 온화하고 포근한 공기를 채워줍니다. 봄의 첫 숨결을 닮아 설레는 감정을 가만히 불러일으킵니다.

18. 로즈우드 (Rosewood)

장미 향이 나는 나무의 단면에서 볼 수 있는 로즈우드는 붉은빛과 장미색이 부드럽게 감도는 갈색으로, 고급스러우면서도 소박함을 잃지 않는 결을 지녀 차분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가구나 오브제에 제격입니다.

19. 자스민 화이트 (Jasmine White)

밤이 되면 은은한 향을 퍼뜨리는 자스민 꽃잎의 투명하고 부드러운 미색인 자스민 화이트는 차가운 인공 화이트가 아닌 볏짚이나 우드와 부드럽게 섞이는, 자연을 닮은 가장 따뜻한 백색입니다. 매일 보아도 질리지 않는 소박한 그릇의 결을 닮았습니다.

20. 에델바이스 (Edelweiss)

고산지대의 추위를 견디기 위해 하얀 솜털로 뒤덮인 에델바이스 잎의 은빛이 도는 화이트는 잿빛이 감도는 차분한 톤으로 킨포크 특유의 미니멀하면서도 빈티지한 무드를 극대화해 줍니다. 비워진 공간에 깊이를 더하는 정적인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식물의 색은 스스로를 뽐내기 위함이 아닌 그저 살아내기 위해 피워낸 생명의 정직한 흔적이며, 그렇기에 오랜 시간 곁에 두고 바라보아도 눈이 피로하지 않고 우리의 일상을 매 순간 다채롭고 평온하게 빛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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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 Post V3

자연의 물감, 식물 이름을 빌린 색채들
JOURNAL
May 3, 2023

자연의 물감, 식물 이름을 빌린 색채들

정원의 첫인상을 결정짓는 가장 강력한 요소는 식물의 색채입니다. 단순히 아름다운 꽃의 색을 넘어, 계절에 따라 변하는 은은한 수근초의 색감과 잎의 질감 배합은 공간의 깊이를 바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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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삶의 결을 담아낸 20가지 정원의 빛깔들

정원을 가꾸는 일은 시간에 따라 변하는 거대한 캔버스를 돌보는 일과 같습니다. 인공적인 화학 염료가 흉내 낼 수 없는, 오직 자연만이 품고 있는 생명력 있는 색상들.

정원에서 만난 몇 가지 식물의 이름을 딴 색상들을 소개합니다.

1. 세이지 그린 (Sage Green)

달빛을 머금은 듯한 은은한 회록색의 세이지 그린은 잎 표면의 미세한 솜털 때문에 빛에 따라 회색과 초록을 오가는 오묘한 빛깔을 냅니다. 정원가의 눈에 이 색은 단순한 초록이 아닌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는 치유의 색이며, 화이트나 우드 톤의 가구와 매치했을 때 집안에서도 정원의 고요함을 그대로 느끼게 해줍니다.

2. 올리브 그린 (Olive Green)

지중해의 마른 바람과 단단한 햇살을 견뎌낸 올리브 그린은 노란빛이 감도는 깊은 초록으로 대지의 정취를 가장 우아하게 담아낸 색조입니다. 오랜 세월을 버텨온 고목의 기둥처럼 들뜨지 않는 묵직한 안정감을 주어 소박한 리넨 커튼이나 거칠게 마감된 도자기 화분에 머물 때 그 진가가 드러납니다.

3. 모스 그린 (Moss Green)

햇빛이 잘 닿지 않는 정원 그늘진 구석에서 오랜 세월을 견딘 바위와 고목의 표면을 덮은 이끼를 닮은 모스 그린은 대지의 수분을 머금은 가장 조용하고도 강인한 초록입니다. 화려하게 시선을 사로잡지는 않지만 정원의 베이스가 되어 다른 꽃들을 묵묵히 받쳐주듯, 날것의 콘크리트나 철제 오브제와 만났을 때 가공되지 않은 자연 고유의 미학을 느끼게 합니다.

4. 민트 (Mint)

발길에 닿을 때마다 청량한 향을 뿜어내는 민트의 맑은 초록은 백색의 깨끗함과 초록의 생기가 반씩 섞인 빛깔로 아침 햇살이 부서지는 주방 패브릭에 더없이 잘 어울립니다. 과장되지 않은 날것의 청량함은 공간에 은은한 생동감을 불어넣습니다.

5. 유칼립투스 (Eucalyptus)

푸른빛과 은빛이 서늘하게 감도는 유칼립투스는 청록의 이국적인 결이 느껴지는 색조로, 모던하고 절제된 공간에 정적인 세련미를 더하고 싶을 때 조용히 제 자리를 찾아갑니다. 빛바랜 은청색의 잎사귀는 시선을 편안하게 붙잡아두는 매력이 있습니다.

6. 머스타드 옐로우 (Mustard Yellow)

가을의 깊이를 담은 머스타드 옐로우는 한여름의 눈부신 태양 같은 노란색이 아니라 대지의 갈색을 한 방울 머금어 묵직하고 따스한 온기를 품은 색입니다. 정원에 머스타드 빛깔의 꽃이 피어날 때면 비로소 계절의 깊이를 실감하게 되는데, 킨포크 스타일의 식탁 위 도자기 접시나 매트에 이 색이 쓰인다면 음식을 한층 풍요롭고 성숙하게 만들어 줍니다.

7. 마리골드 (Marigold)

한여름의 뼛속까지 스며드는 강렬한 에너지를 온몸으로 받아내며 피어나는 마리골드의 짙은 주황빛은 대지의 영양분과 태양의 빛을 가장 정직하게 축적한 색조입니다. 가을로 넘어가는 길목의 정원에서 등불처럼 주변을 환하게 밝히듯 삶의 에너지가 조금 가라앉았을 때 무심하게 꽂아둔 화병 하나만으로도 공간에 생동감을 불어넣습니다.

8. 샤프란 (Saffron)

샤프란 꽃의 암술에서 얻어지는 귀하고 신비로운 노란빛은 붉은 기가 은은하게 도는 고풍스러운 무드를 자아내며 패브릭의 포인트 컬러로 쓸 때 독특한 존재감을 가집니다. 자연이 허락한 가장 극적인 색채 중 하나로 정적이고 단조로운 방 안의 공기를 단숨에 바꾸어 놓습니다.

9. 진저 (Ginger)

흙 속에서 단단하게 자란 생강의 알싸하고 따스한 베이지빛 갈색을 닮은 진저는 가공되지 않은 흙 본연의 색에 가까워 가을과 겨울의 리넨이나 홈웨어 소재로 더없이 포근하게 몸을 감싸 안아줍니다. 시간의 흐름을 고스란히 담아낸 듯 마음에 편안한 온도를 전하는 색입니다.

10. 테라코타 (Terracotta)

'구운 흙'이라는 어원처럼 정원가에게 가장 친숙한 토분의 색이자 대지의 원초적인 빛깔인 테라코타는 잘 익은 살구와 마른 황토가 섞인 듯한 인위적이지 않은 순수한 질감을 대변합니다. 식물의 초록을 가장 눈부시게 받쳐주는 최고의 배경이 되어주기에 식탁 위 핸드메이드 세라믹 식기나 테라스의 작은 소품으로 들여놓는 것만으로도 공간의 분위기가 한층 정겹고 따스해집니다.

11. 플럼 (Plum)

여름 끝자락의 햇볕을 가득 머금고 무르익은 자두의 깊은 검보랏빛인 플럼은 차가운 보라와 달리 붉은 기가 감돌아 성숙하고 묵직한 온기를 품고 있습니다. 이 깊이 있는 시각적 쉼표는 거실의 쿠션이나 침대 베딩에 내려앉아 공간의 톤을 한층 아늑하게 정돈해 줍니다.

12. 시나몬 (Cinnamon)

계수나무 껍질에서 말려 나온 시나몬은 붉은 기가 감도는 이국적인 브라운으로 공간 전체를 아늑하게 감싸 안으며 커피 한 잔이 어울리는 소박한 나무 테이블의 결을 떠올리게 합니다. 코끝을 스치는 알싸한 향기처럼 일상의 감각을 부드럽게 깨우는 매력이 있습니다.

13. 체스트넛 (Chestnut)

가을 햇살에 껍질이 탁 하고 벌어진 밤알의 매끄럽고 깊은 밤색을 닮은 체스트넛은 유행을 타지 않는 클래식한 브라운으로, 시간이 흐를수록 멋이 우러나는 고재 가구의 빛깔처럼 공간의 중심을 든든하게 잡아줍니다.

14. 라벤더 (Lavender)

보랏빛 안개처럼 대지를 뒤덮는 향기로운 라벤더의 보라는 차가운 블루와 따뜻한 레드가 가장 완벽한 비율로 섞인 색입니다. 정원에 피어난 라벤더는 바람이 불 때마다 빛바랜 듯한 서정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며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넘어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영혼의 휴식을 주는 힘이 있어 창가의 커튼이나 리넨 패브릭에 잘 어울립니다.

15. 인디고 (Indigo)

쪽풀에서 시리게 우려낸 인디고는 깊은 바다와 밤하늘을 닮은 천연의 푸른색으로, 손으로 직접 염색한 리넨처럼 자연스러운 얼룩과 깊이감이 매력적이며 어지러운 마음을 가만히 가라앉혀 줍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부드럽게 바래가는 정직한 빛깔입니다.

16. 아이ريس (Iris)

봄날 정원 한편에 당당하게 피어나는 붓꽃의 푸른빛이 도는 보라색인 아이리스는 신비롭고 고고한 결을 지니고 있어 무채색 위주의 단순하고 미니멀한 공간에 우아한 감도를 더하는 포인트가 됩니다.

17. 피치 블라썸 (Peach Blossom)

시린 겨울을 버텨낸 나뭇가지 끝에서 수줍게 터져 나오는 복숭아 꽃잎의 살구 장밋빛인 피치 블라썸은 투명한 리넨을 투과하는 아침 햇살처럼 공간 전체에 온화하고 포근한 공기를 채워줍니다. 봄의 첫 숨결을 닮아 설레는 감정을 가만히 불러일으킵니다.

18. 로즈우드 (Rosewood)

장미 향이 나는 나무의 단면에서 볼 수 있는 로즈우드는 붉은빛과 장미색이 부드럽게 감도는 갈색으로, 고급스러우면서도 소박함을 잃지 않는 결을 지녀 차분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가구나 오브제에 제격입니다.

19. 자스민 화이트 (Jasmine White)

밤이 되면 은은한 향을 퍼뜨리는 자스민 꽃잎의 투명하고 부드러운 미색인 자스민 화이트는 차가운 인공 화이트가 아닌 볏짚이나 우드와 부드럽게 섞이는, 자연을 닮은 가장 따뜻한 백색입니다. 매일 보아도 질리지 않는 소박한 그릇의 결을 닮았습니다.

20. 에델바이스 (Edelweiss)

고산지대의 추위를 견디기 위해 하얀 솜털로 뒤덮인 에델바이스 잎의 은빛이 도는 화이트는 잿빛이 감도는 차분한 톤으로 킨포크 특유의 미니멀하면서도 빈티지한 무드를 극대화해 줍니다. 비워진 공간에 깊이를 더하는 정적인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식물의 색은 스스로를 뽐내기 위함이 아닌 그저 살아내기 위해 피워낸 생명의 정직한 흔적이며, 그렇기에 오랜 시간 곁에 두고 바라보아도 눈이 피로하지 않고 우리의 일상을 매 순간 다채롭고 평온하게 빛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