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산업기사 실기 합격률 11.2%, 1년 새 반토막. 25년치 Q-Net 데이터와 법령으로 추적한 조경 국가자격의 구조적 위기.
2025년 조경산업기사 실기 합격률은 11.2%다. 2024년 41.6%에서 1년 만에 30%p 넘게 떨어졌다. 2026년에도 같은 변동성이 반복된다. 조경산업기사 1회 실기는 172명 중 91명이 붙어 52.9%였는데, 2회는 141명 중 16명만 붙어 11.34%로 주저앉았다. 같은 해 조경기사도 1회 63.2%에서 2회 8.34%로 떨어졌다. 55%p 가까운 낙차다. 연간 평균은 이 격차를 지운다. 회차 단위로 쪼개야 비로소 보인다.
이 숫자를 두고 흔히 하는 말이 있다. 조경 자격증 인기가 시들었다는 것이다. 틀렸다. 2001년부터 2025년까지 전체 그림을 보면, 조경 자격증 네 등급 중 셋이 2010년에 정점을 찍었다. 조경기사 10,147명, 조경산업기사 7,463명, 조경기술사는 2012년에 390명. 조경기능사만 2021년에 18,092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그 뒤로 세 등급이 일제히 꺾였는데, 조경산업기사만 회복하지 못하고 계속 내려앉았다. 정점 대비 -78.6%. 조경기사는 -47.2%, 조경기술사는 -43.1%다. 반면 조경기능사는 정점 대비 -9.7%에 그치며 사실상 버텼다. 네 등급을 합치면 2001년 6,849명에서 2025년 23,509명으로, 시장 자체는 오히려 세 배 넘게 커졌다. 조경 자격증이 통째로 몰락했다는 건 착시다. 정확히 말하면, 조경산업기사 한 등급이 무너진 것이다.

원인은 셋이다.
첫째, 시험 자체가 구조적으로 어렵다. 국가기술자격 107개 종목 가운데 필기 과목이 6개인 건 조경기사를 포함해 단 6개뿐이다. 나머지 101개는 3개에서 5개 과목이면 끝났다. 최근 6년, 2020년부터 2025년까지 평균 필기 합격률을 재보면 조경산업기사는 18.9%다. 같은 산업기사 등급인 산림산업기사는 38.8%, 식물보호산업기사는 53.2%다. 조경기사도 24.0%로 산림기사 43.6%, 식물보호기사 54.3%에 한참 못 미친다.

둘째, 법으로 대체할 길이 열려 있다. 건설기술인 등급을 인정받을 때, 조경시공관리 분야에는 조경 계열 자격뿐 아니라 산림, 임업종묘, 식물보호, 종자 계열 전 등급이 동일하게 인정된다. 다만 조경계획 분야는 조경 계열 자격만 인정된다.
셋째, 같은 조경산업기사 안에서 검정형보다 과정평가형으로 옮겨가는 흐름이 통계로 잡힌다. 2018년부터 2025년까지 비중은 0.5%에서 13.0%로 늘어, 검정형 응시자 수와는 상관계수 -0.61의 역상관을 보인다. 과정평가형 합격률은 83.8%로 검정형 18.9%의 네 배가 넘는다.

회귀분석으로도 확인된다. 조경산업기사 응시자의 장기 하락 추세는 뚜렷하다(연평균 -131명, R²=0.81). 반면 합격률이 떨어져서 사람이 떠난다는 설명은 약하고(r=0.29), 산림산업기사로 갈아탄다는 설명도 기각된다 — 두 자격증은 오히려 같이 움직인다(r=+0.71). 다만 실기 합격률의 추세는 정반대로 갈린다 — 조경산업기사는 완만히 떨어지고(r=-0.40), 산림산업기사는 뚜렷이 오른다(r=0.88).

연간 평균은 이 격차를 지운다. 네이버 카페 "조경자격증 한번 따~"의 2025년 9월 글에 따르면 그해 조경산업기사 실기 1회는 161명 중 6명(3.73%), 2회는 158명 중 12명(7.6%)만 합격했다. 같은 시기 전체 국가기술자격 평균이 1회 38.23%, 2회 40.4%였던 걸 생각하면 1회는 10분의 1, 2회는 5분의 1 수준이다. 국가기술자격법 시행규칙 별표 8이 2019년 개정돼 2020년부터 시행되면서, 조경산업기사 실기시험은 계산형 위주에서 서술형이 섞인 방식으로 바뀌었다. 정보처리기사가 "당일처리기사"로 불리다 2020년 개편 이후 합격률이 크게 흔들린 전례와 닮았다.

취득자 성비에서도 균열이 보인다. 2015년부터 2023년 사이 여성 비율은 조경기사가 50.2%에서 51.1%로, 조경산업기사가 36.7%에서 45.6%로 늘었다. 네 등급 중 가장 큰 증가폭이다. 조경기능사는 27.9%에서 29.5%로 더디게 늘었다.

조경산업기사의 위기는 하나의 이야기가 아니다. 시험 자체가 구조적으로 어렵고, 법으로 인접 자격이 그 자리를 대신할 길이 열려 있으며, 같은 자격증 안에서도 더 확실한 경로로 사람이 옮겨가고, 그 위에 회차마다 예측할 수 없는 채점 변동성이 얹혀 있다. 조경 자격증 인기가 시들었다는 통념으로는 이 그림을 설명할 수 없다. 조경산업기사라는 하나의 시험이 25년 동안 구조와 법령과 제도, 세 겹의 압력을 동시에 받아온 결과다.
자료: Q-Net 종목별 검정현황 2001~2025, KOSIS, data.go.kr, 건설기술진흥법 시행규칙, 국가기술자격법 시행령·시행규칙, 라펜트·환경과조경, 네이버 카페 "조경자격증 한번 따~", 블로그 "초록작업소", DC인사이드 조경·노가다 마이너 갤러리.